버지니아도 안락사 허용하나
버지니아 상원의회가 밀기 질환 환자가 원할 경우 안락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21대19로 통과시켰다. 법안은 민주당 소속의 자잘라 하쉬미 의원이 발의했으나 의원 각자의 소신대로 찬반이 갈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말기 질환 진단을 받은 환자가 의료기관에 요청할 경우 이를 허용하도록 했다. 안락사는 독극물 주입 등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안락사는 존엄사로도 불리며, 의학적으로 완치되거나 회복 가능성이 없는 환자에게 극약을 투입해 스스로 자살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의식불명 상태의 환자 뿐만 아니라 불치병, 난치병 환자에게 자기 생명에 대한 선택권을 부여하게 된다. 메릴랜드와 버지니아주 등은 가족의 동의를 얻어 의식불명 환자에 대해 산소호흡기를 제거해도 범죄로 처벌하지 않도록 하는 소극적 존엄사 법률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버지니아 의회를 통과한 법안은 적극적 존엄사 법률로, 이 법안에 찬성하는 의원들은 환자의 고통을 줄여주는 행위를 죄악시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반대하는 의원들은 노인과 장애인에게 선택이라는 명목으로 죽음을 강요하는 법안이라고 반대했다. 하쉬미 의원은 “말기 질환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주는 것도 정부의 의무”라면서 “생명의 자기 결정권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 인권과 관련된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존엄사 법안은 기독교 윤리에 충실한 흑인 커뮤니티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들 흑인 민권단체에서는 주의회의 존엄사 법률 제정이 흑인말살 정책의 일환이라고 비판하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반면 세속화된 백인계층을 중심으로 실리적인 관점에서 존엄사 찬성비율이 높다. 1997년 오레곤주를 시작으로 , 워싱턴, 버몬트, 몬태나,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주 등이 존엄사 법률을 시행하고 있다. 낙태는 양당 사이의 치열한 진영논리로 대립하고 있지만, 존엄사는 뚜렷한 구분점을 찾기 힘들다. 주로 보수적인 기독교 색채가 강한 공화당 내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크긴 하지만, 양당의 정책적 차이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될 경우 매우 민감한 이슈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존엄사는 고액의 진료비로 고통받는 저소득층에게 매우 손쉬운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자의 경우 연명치료를 계속하면서 생명을 유지할 수 있지만, 저소득층은 연명치료가 오히려 큰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존엄사를 허용할 경우 저소득계층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버지니아 안락사 버지니아 상원의회 존엄사 법안 버지니아 의회